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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한은 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연극을 시작해 총 30여편 이상의 무대에 올랐고, 그 중 25편에서는 주연을 맡은 베테랑이다. 또한 그는 영화 <달콤한 인생>을 비롯해서 <일단 뛰어><어린 신부> <포화속으로><체포왕> 등 10여 편 이상의 영화에도 출연했다.

최근에는 연극 <가을 반딧불이>에 출연해 호평을 받으며 무대 위 존재감을 증명했던 배우 김한. 그의 연기에 영향을 준 작품들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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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천국과 지옥> 포스터ⓒ 구로사와 아키라

영화 <천국과 지옥>(1963)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 
 출연: 미후네 토시로, 나카다이 다쓰야, 캬가와 쿄코, 미하시 타츠야

 

“<천국과 지옥>을 정말 너무 좋아해서 10번 이상 봤어요. 일본이 고도성장기에 진입했을 때 나온 흑백의 형사 수사물입니다. <7인의 사무라이>에도 나왔던 미후네 토시로가 나이를 좀 먹었을 때 출연했는데, 정말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님의 작품 중에서도 숨도 못 쉬고 본 영화예요.

1960년대 작품인데,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아요. 수사 방법이나 상황적인 면에서 어설플지 모르겠지만, 영화적 완성도는 정말 최고입니다.

언덕 위는 성공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고, 언덕 아래는 판자촌인데, 가난한 사람이 성공한 사람의 아이를 납치합니다. 부잣집 사장은 자신의 아들인 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자신의 운전사의 아들이 납치 된 것이었죠. 회사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협상금을 내야하는지 말아야하는지 고뇌하게 됩니다. 수사가 전개되는 상황에서 엄청난 긴장감이 있어요. 아날로그 시대 수사물인데, LP판을 듣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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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드보이> 포스터ⓒ 쇼이스트

영화 <올드보이>(2003)
 감독: 박찬욱
 출연: 최민식, 유지태, 강혜정

 

“<올드보이>는 50번 정도 본 것 같아요. 극장에서 10번 보고 나머지는 DVD로 계속 돌려 보았습니다. 우울할 때마다 <올드보이>를 찾게 되는데 볼 때마다 자극을 받아요. 특히 최민식 선배의 불을 뿜는 연기는 연기는 정말 섬뜩하죠. 마지막에 이우진(유지태 분) 앞에서 기어다니면서 구두를 핥고 꼬리를 흔들면서 교가도 부르는데, 정말 뭔가에 빙의돼서 나오는 연기 같았어요.

또 영화 자체로 보자면, 이우진의 펜트하우스나 오대수가 갇혀 있는 방 등 우리가 잘 접해보지 못 했던 비현실적인 공간에서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가니까 오히려 현실에 있는 것처럼 받아들이게 되는 게 섬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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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이란> 포스터ⓒ 튜브 픽쳐스

영화 <파이란> (2001)
감독: 송해성
출연: 최민식, 장백지, 손병호, 공형진 

“<파이란>도 50번 이상 봤는데, 저의 상태에 따라서 다르게 보이는 작품이에요. 일이 잘 안풀렸을 때는 영화 속 강재(최민식 분)가 된 느낌이 들고요. 제가 사랑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는 여자주인공 파이란(장백지 분)의 마음이 되는 것 같아요.

또 나이를 먹으면서 영화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니까 더 좋은 작품인 줄 알겠더라고요. 마지막에 강재가 경찰서에 가서 파이란이 죽은 것을 확인하며 ‘이게 끝이야? 사람이 죽었는데! 이게 끝이야?’ 하면서 난리 치는 장면이 있거든요. 어릴 때는 그 장면이 단순하게 머리로만 이해가 됐지만, 지금은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에 대한 고마움도 알게 되니까 더 마음으로 와 닿더라고요.

파이란이 강재에게 ‘이제 나는 죽습니다. 당신이 이 편지를 볼 때면 이미 나는 죽어있겠죠. 너무 너무 당신은 친절한 사람입니다’라고 편지를 쓰는데, 의도를 한 선의이든 그렇지 않든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작은 선의가 매우 크게 다가올 수 있는 것 같아요.”


연극 <가을 반딧불이>의 김한
“아들 버리고 도망간 아버지 귀신 역”
김한은 오는 6월 19일부터 7월20일까지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리는 연극 <가을 반딧불이>의 연습에 한창이다. 극 중에서 김한은 20년 전에 아들을 버리고 도망을 갔던 비겁한 아버지 분페이 귀신 역할을 맡았다.<가을 반딧불이>는 재일교포 극작가 정의신이 쓴 연극으로 일본에서는 2001년, 한국에서는 지난해 초연됐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이 도시 변두리에 버려진 보트선착장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새로운 가족을 이뤄가는 과정을 담는다.

“가족 해체의 시대에 과연 혈연으로 이어진 게 가족인지, 마음을 나누고 함께 사는 게 가족인지,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연극입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굉장히 따뜻한 작품이에요.

분페이가 도망을 갔는데, 30살에 요절을 해요. 아들이 서른 번째 생일이 되기 전에 찾아 와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지만 아들의 언저리만 맴도는데, 나중에는 아들과 화해를 합니다. 가슴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연극이에요. 꼭 보러 와주세요.”

 

출처_오마이스타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1983374

취재_조경이 기자